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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MSG가 해롭다는 말은 이제 제발 그만

김창식 2020. 12. 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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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싶었던 화제를 이번에 꺼내볼까 합니다. 이미 제목에서 스포일링이 다 된 얘기겠지만요. 맞습니다. MSG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짚고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맛상무님께서 올리신 MSG 토마호크 스테이크 조리법

MSG와 관련된 많은 오해들

최근 MSG에 숙성시킨 토마호크 스테이크라는 것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튜버 맛상무, 승우아빠님도 이런 MSG 숙성 스테이크를 만드는 영상을 찍으시기도 하셨더군요. 대체로 댓글의 반응은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렇듯 MSG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은 어느정도 개선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서도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애매한 대답을 많이 내놓습니다. 대표적인 문제제기로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지 않을까', 'MSG라는 이름도 그렇고 화학적 가공의 산물이므로 천연이 아니라서 몸에 안 좋은 성분이 들어가지 않을까', '조금만 먹어도 엄청난 감칠 맛을 내는데 사람의 미각을 속일 수 있을 만큼 상당히 몸에 안 좋은 것이 아닐까', 'MSG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히 어떤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 미국에서는 MSG가 몸에 나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MSG라는 이름부터 화학적 첨가물의 냄새가 풍긴다?

일단 MSG가 뭐의 약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네요. Monosodium Glutamate라고 하는데 한국어는 특별히 없고 L-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고 합니다. 듣기만 해도 화학 느낌 물씬 풍깁니다. 사실 거창한 용어에 비해 뜻에 별 것은 없고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산에 나트륨을 붙인 것입니다. 우리가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하는 것처럼 아미노산은 화학적 첨가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을 말합니다. 거기다 나트륨은.... 사실상 소금을 섞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소금을 염화나트륨 외 미네랄로 구성된 화합물, 설탕을 포도당 및 과당이 글리코시드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당류라고 부른다면 당연히 거부감이 들겠지요. 단지 용어가 그렇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MSG를 나쁘다고 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MSG인 아지노모토(다시마 산분해 추출물)

MSG는 화학적 합성이 아니라 추출하여 만들어 낸다

사실 MSG라고 이름이 붙여지고 대량생산에 성공을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면이 있는것입니다. 최초의 MSG는 1907년에 일본에서 개발이 되었습니다. 별다른 화학적 공법을 써서 추출한 것도 아니고 다시마를 산분해하여 추출해낸 것일 뿐입니다. 다시마에 MSG성분이 가장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추출이 오래되지 않은 것이지 다시마가 오래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말이 좋아 화학조미료이지 어떤 분자의 화학적인 합성, 분해가 이루어진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화학적 가공의 산물이라는 말과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원' 역시 설탕에서 추출해 낸 것입니다(그것도 자연 분해방식으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화학적인 공법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언급을 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설탕도 사탕수수에서 시작해서 여러 가지 추출 공법을 활용하여 우리가 접하는 설탕으로 탈바꿈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과 제조 공법이 큰 차이는 없습니다. 심지어 소금도 마찬가지로 염전에서 바닷물을 통해 추출하여 정제 과정을 거친 후에 판매가 됩니다. 한마디로 MSG의 화학적인 추출 공법은 없고 설탕, 소금과 방식이 크게 차이 없습니다. 아직도 MSG가 특별한데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시마, 김, 토마토, 쇠고기, 고등어 등등 많은 식재료에 함유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따지고 MSG의 추출을 거부한다면 마찬가지로 소금이나 설탕도 추출하지 않고 천연 함유된 해산물을 먹거나 사탕수수나 과일 등으로 섭취를 해야만 합니다.

 

화학적 공법 없이 설탕에서 추출하는 미원

MSG도 많이 먹으면 좋을 것이 결코 없다?

그 다음으로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많이 먹으면 좋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달리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 라면봉지 뒷면에 보면 나트륨 함량이 있는데 보통 일일권장량의 70%부터 시작해서 많게는 100%가 넘는 것도 많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조미료를 먹어봐야 얼마나 먹을까요. 나트륨의 일일 권장량은 2000mg라고 하는데 MSG는 일일권장량이라는 것 조차도 없습니다. 보통 요리들 하실 때 조미료를 소금만큼 많이 넣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국이나 찌개를 해도 보통 티스푼으로 한스푼 정도 넣으면 맛이 확 살아나기 때문에 더 넣을 필요도 없지요. 많이 넣으면 MSG 특유의 감칠맛만 가득해서 느끼하고 요리의 맛이 살지 않습니다. 애초에 많이 넣을 수 조차도 없다는 것입니다.

 

MSG는 MatSoGeum의 약자?

MSG로 음식의 맛을 속일 수 있다?

이와 연관 지어서 MSG를 넣는 음식점들은 신선한 재료를 쓰지 않고 이를 통해서 맛을 속일 수 있다는 의견을 많이 제시하시는데, 그럼 바꿔서 같은 재료를 쓰면서 MSG를 넣지 않는다고 해보면 일단 맛이 뭔가 부족합니다. 그런 부족한 맛이 마음에 드시면 본인은 그냥 드시면 되겠지만, 그 식당은 아마 장사가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식당 주인이 MSG를 넣고 싶지 않다고 하면 재료를 더욱 많이 쓸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가져오는 것이 다시마, 멸치, 고기 등을 듬뿍 넣어서 우린 육수 등입니다. 근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미원은 설탕 등에서 성분을 추출했고 쇠고기맛 다시다는 다시마, 쇠고기에서 해당 성분을 추출한 것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좋은 재료를 쓰고도 맛을 못내든 나쁜 재료를 쓰고도 맛있게 만들 수 있든 그것은 요리사의 도덕성, 또는 조리 능력에 달린 일이지 그 모든 것이 MSG 한스푼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더욱이 MSG를 함유하지 않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그 만큼의 설탕, 소금, 식초 등을 더욱 많이 넣어야 할 것은 자명합니다. 오죽하면 미국에서는 소금의 섭취를 줄이기 위하여 MSG의 섭취를 권장할까요(MSG 첨가시 소금의 섭취량을 1/6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함). 과거 미국에서 제기한 MSG 관련 문제제기도 지금은 모두 해소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MSG의 안전성을 보장하였습니다.

위험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것 뿐이다?

일반적인 MSG에 제기된 문제의식에 대한 반박을 거의 한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아직 위험성이 입증 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무해하다고 할 수 없다'라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사실 반박의 가치도 없습니다. 이미 선진국을 비롯하여 수많은 나라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하는데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어떻게 더 입증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1~2톤 먹으면 몸에 안좋다고 하면 되는 것일까요. 1907년에 다시마에서 추출된 이후로 100년이 넘게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한 900년은 더 연구해야 안전성이 입증되는 것일까요.

 

굳이 안좋은 점을 말해보자면 MSG를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느끼한 경우가 있고, MSG를 넣은 음식을 먹게 되면 식욕을 돋구어서 보다 많은 음식을 먹게 한다는 것이라는데... 이것을 단점이라고 해야할지도 의문입니다. 자신의 필요한 만큼만 넣으면 되는 것이잖아요.

MSG는 몸에 해롭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MSG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관련된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MSG가 무슨 뜻일지도 모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얼마전에 본 골목식당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가게에는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라고 했으면서 막상 뒤져보니까 MSG가 첨가되어 있는 굴소스, 치킨스톡, 맛소금 등이 나왔습니다. 분명히 조미료가 몸에 안좋다고 하시고서 본인은 전혀 넣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여러 분들도 집에 MSG가 첨가된 소스나 조미료 등을 가지고 있으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입증된 팩트보다 자신의 경험 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들어서 얻은 정보를 더욱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뭐... 자기애가 강한 것인지 해당 분야에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보다 주변 사람들의 해당 지식에 관하여 더욱 신뢰하는 것인지.... 제 생각에는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의 뿌리를 들어내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고의 체계를 모두 바꿔야 하니까 피곤한 거죠. 더 나아가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과 관련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요. 하지만 배움을 두려워 해서는 안됩니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고요. 사실을 왜곡해서는 더욱 안됩니다. 잡소리가 길어졌네요.

 

아무튼 MSG는 절대 유해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먹으라느니, 혹시 모른다느니

다른 말 필요 없습니다. 

 

그냥

무해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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