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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

국뽕에 취한 한국의 역사교육

김창식 2016. 2. 1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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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한국의 역사교육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말에 있었던 한국사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논의도 있었고요.

그 당시 아주 뜨거운 감자와 같은 이슈였는데 역시나 혹시나 당연히 이렇게 묻히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 때 하도록 하고,

지금은 한국의 역사 교과서의 서술방식과 앞으로 어떻게 개편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가 썩 유쾌한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하지만.... 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한국의 역사는 편향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암 그렇지! 좌편향적이고말고!" 가 아니라

지나친 민족주의적 사관을 가지고 서술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의 교과서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교육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우선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고 이야기 해볼게요~

  

첫 번째 사례는 한국의 고대사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한국의 고대사와 관련한 내용은 재야사학계(?)라고 일컬어 지는 자들의 의견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지요. 이는 한국의 역사교육과 관련하여 다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조선의 건국년도와 세력범위 등을 한국사책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요, 고조선의 건국년도는 기원전 2333년이며 세력범위는 아래의 사진과 같이 광대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두가지를 한국사 교과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조선이 건국된 해가 기원전 2333년이라는 것은 그대로 믿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고문헌에 그런 연도가 실렸으면, 물리적으로 고증이 되어야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어떤 것도 고조선 기원전 2333년 설을 증명하는 바는 없습니다.

우리가 중국의 하나라 시기는 고증이 되지 않은 전설의 국가로 보면서 왜 고조선은 그렇게 생각지 않고 기원전 2000년경에 실존하는 국가로 여기고 수록하였는지 의문입니다.

 

동이족의 분포지역과 고조선은 무슨 관계?

 

그리고 다음으로 드는 의문점은 동이족과 한국인은 무슨 관계인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과거 중국은 자신들을 세계의 가운데에 두고 사방의 오랑캐를 정의하면서 북적 서융 남만 동이라고 일컬었습니다. 동이는 그냥 동쪽에 사는 오랑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현재 한국인인 것이고요, 꼭 동이족이 한국인은 아닌것이지요. 그렇게 따지면 동이족의 하나인 말갈의 후예인 청나라가 명나라를 먹었으니 한민족이 중국을 먹은거라는 지나친 민족주의의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고조선의 강역도 그 의문점이 많습니다. 단순하게 비파형 동검, 세형 동검을 사용한 범위를 두고 고조선의 강역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 칼이 그 지역에 유행했다고 고조선의 강역을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인지 많은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고조선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강역은 그리 넓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는, 한국인이 타국을 쳐들어간 적이 없고, 침입만 받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 처럼 서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면 정의, 남이 하면 범죄?

위 그림은 고구려의 전성기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고구려가 광개토대왕, 장수왕 시절에 후연, 거란, 부여, 동부여 등 동이족을 침범하여 세력을 확장한 것은 뭡니까?? 위 사진에 보면 고구려의 진출(?)방향이라고 써있는데, 고구려가 쳐들어가면 진출이고 거란이 쳐들어오면 침략인가요? 전혀 객관성이 없는 서술입니다. 이것은 고구려가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나타나는 과도한 민족주의식 교육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정말 하나의 동족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많은 의문으로 다가오는 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당연하게 '삼국은 같은 민족의식을 지녔을 것이다'는 것을 몇몇 문헌의 문장을 통해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한국인이 독창적이고 우수한 역량을 지닌 민족이라는 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역사교육상의 문제점입니다. 이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조선의 실학사상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조선 말에 각종 실학자들을 언급하면서,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등의 학자들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선진적인 사상에 대해서 매우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최고 주류 학문은 고증학이었고, 실학은 정말 지극히 소수만이 다루었던 학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매우 방대한 분량으로 다루고 고증학에 관련된 내용은 단 한줄의 문장만을 기술하면서 우리 민족 대부분이 실학사상을 가진 민족인 것과 같은 뉘앙스를 주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역사 기술방식입니다. 민족적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명목하에 있는 사실을 왜곡해서 서술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인의 행위는 모두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행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마치 우리가 명나라와 군신관계에서 무역하는 것을 포장하여 실리 외교를 추구하였다는 둥,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의 특수성을 보였다는 둥 지나치게 자국 중심의 편향된 서술 방식을 보여주다보니 알만하다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크게 세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였습니다만, 교과서를 캐면 캘 수록 한심한 문구들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국사책을 읽고나면 한국인은 매우 훌륭하고 우수한 민족입니다. 그런 민족이 1910년에 경술국치로 일제의 강점에 들어가게 되는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발생하고, 1945년 독립을 하고서는 남북으로 분단이 되고?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인과관계가 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결국 이런 교육의 산실은 한국의 역사교육에서 말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깨닫게 된 후의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저 역시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국인은 항상 자랑스럽고 역사적으로 우수한 일들만 행해온 그런 민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일제의 치하에 들어가고 광복을 맞이해서는 남북으로 나뉘고 그랬던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 민족이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지 못한 과오를 범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한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쯤에서 한 역사 문제를 살펴볼까요?

 

 

우리 민족이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인이라....

여러분은 이 문제의 답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번인가요? 4번인가요?

교과서만 보고 공부하였다면 정답은 4번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사와 결부시켜 살펴본다면 정답이 2번이라고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2번과 4번이 한꺼번에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던 원인은 오로지 "한국인이 독립운동을 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지, 한국인의 열의로 인하여 독립을 하였다, 그러므로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독립이니 미군이고 소련이고 꺼져야하는데 왜 안꺼지고 분단했나요? 어떻게 하든 모순이 됩니다. 자국의 역사를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법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민족이 우수하다는 것을 국사책을 통해 입증하려고, 혹은 아이들에게 국뽕이나 몇사발씩 들이켜게 하려고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도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고, 이 땅에서 이루어진 역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과정이 바로 '역사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지나친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해서 우리민족이 오래되었고 우수한 민족이라는 것만 강조하기 보다는, 동아시아사의 전반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국가들의 변화 양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진정한 역사교육을 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린다고 꿩이 포수의 총알을 피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야 다음에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한국의 위기를 다시금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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