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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본문

어학&문학 이야기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김창식 2012. 8.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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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글은

아직 쓰여지지 않았으나

그 글을 쓸 사람 또한 없었으며

누구의 기대도 받지 않은

기대를 저버린 나는 그저

그런 수많은 낙오자 중에 하나 였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달조차 구름에 가려버린

어둠속 별빛을 헤메이는


매서운 겨울 밤 속 나는

대체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왔던가


우주의 심연을 기어이 뚫고 나온 한 줄기 빛은

고개를 쳐든 나의

흐리멍덩한 망막을 지날때 즈음

그저 희뿌연 안개였을 뿐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저 멀리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어느새 안개를 응결시키어

물방울이 된 그것은 나의 볼을 타고

또르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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