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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떨어지지 않는 기름값과 세금 제도에 관한 이야기

김창식 2016. 2. 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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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름값이 묘하다?


기름값이 묘하다 라는 말은 모 대통령의 명언이기도 하였죠. 지금은 뭐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기름값이 묘하다는게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싶네요. 국제 유가는 바닥으로 치달아가고 있는데, 의외로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잘 떨어지지가 않지요? 1배럴이 160리터고 최근(2016년 초)에 국내에 거래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이 보통 25달러 정도라고 하면, 1리터당 보통 150센트 정도 되는 것이고, 한국돈으로 따져보면 한 180원 되는군요. 전국의 평균유가가 1350원도 하는걸로 보이고요. 그러면 주유소가 리터당 1000원을 먹는 악덕 업주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바로 세금 때문인 것이지요.


 위의 표는 오피넷(http://www.opinet.co.kr)에서 가져온 유류세와 관련한 정보입니다. 기름값이 왜이리 떨어지지 않나 했더니, 기름에서 이런저런 명목으로 세금을 다 떼가는군요.... 세금을 걷어간다는 건 둘째치고, 기름에 붙는 세금은 부가가치세처럼 퍼센트(%) 단위로 붙는 세금이 아니라 고정적으로 매겨지는 세금의 구조입니다. 결국 국제유가가 요동을 치든지 어떻든지 기름값은 그대로 걷히는 것입니다. 유가는 떨어지는데 세금은 고정적이다보니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세금 비중은 60%가 넘고 이는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유류세를 낮출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환경상 문제가 되기도하고, 다른 나라도 이렇게 종량세로 걷으니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관련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2&aid=0000762755)


 수긍을 하는 바가 일부 있지만서도, 너무 괘씸한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기름값 줄인다고 셀프주유소 엄청 늘리는데 다 지랄같은 소리입니다. 그런 인건비 조금 줄여봤자 기름값이 얼마나 떨어지겠습니까. 그냥 방구석에 쳐박혀서 노는 인력들만 늘리는 짓이 되버리고 만 것이지요. 

 보다 중요한 부분을 살펴보자면, 기름값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휴일인 오늘 나들이를 가야하는데 지하철을 타야할지 자동차를 타고 갈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일 운전해야 하는 버스기사, 화물차운전기사 등입니다. 회사차원에서 기름값을 내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주로 소매업을 하거나, 개인적인 화물운반 등을 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우선적으로 털어먹는게 기름에 비계처럼 붙은 세금 구조가 아닐까 싶네요. 


 그렇습니다.. 사실 하고 싶었던 말은 한국의 세금구조와 관련한 내용이에요..


 더 나아가 이런 세금의 구조를 역진적인 구조라고 하는게 맞는게 아닐까요? 간단하게 한국의 세금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자면, 누진적인 세금구조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기름에 갖다 붙이거나, 우리가 물건을 구매할 때 부가가치세라는 명목으로 10%를 떼가는 등, 간접세와 관련한 세금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지요... 이는 후진국의 세금구조와 다를바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당선공약으로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하겠다고 말했었는데, 이를 이행하려는 움직임이 조금도 보이지 않네요. 뭐 협의회를 만든다는 말은 들었는데, 무엇을 하는건지?? 매우 좋은 공약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여 체계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직접세와 누진세의 구조를 강화하는 세수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도 계속 간접세만 늘리고 있죠, 담뱃값 인상해서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진 모양입니다. 세계잉여금(실제 세출보다 세입이 더 많아서 남게되는 금액)으로 국채 갚을 생각하는거 보면..

 

 바흐라흐(Bachrach)와 바라츠(Baratz)가 쓴 <권력의 두 얼굴(Two Faces of Power)>(1962)에 전개된 '무의사결정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책과정에서 지배엘리트의 이해관계에 일치하는 사회문제만 정책 의제화되고, 엘리트의 이익에 방해가 되거나 잠재적 도전이 되는 문제는 거론조차 못하게 억압하고 방해하는 '현상유지적 비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엘리트론'이라고도 하지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하면, 이 세제개편과 관련한 사안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무의사결정의 사례'라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복지를 해야된다느니, 말아야 된다느니 국민들 솔깃한 일들만 잔뜩 늘려놓고 있지만, 사실 그에 충당하는 세금은 모두 간접세를 통해서 확보할 생각인가 봅니다. 직접세로 대폭 개편하자는 논의는 죽어도 안나오죠. 

 선진적인 국가의 정책을 따라하려고 하는데 후진적인 세금제도가 바탕에 놓여있으니, 계속 문제가 곪아터지는 것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사람의 문제고 그 다음이 제도의 문제겠지요...

아무쪼록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되어, 세제의 개편이 보다 선진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바닥을 치는 국제유가, 셰일오일과 세계 석유시장의 변화를 참조해주세요.

+ 유가와 세금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해당블로그에서 상당부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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