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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자존감 회복의 유형

김창식 2015. 12. 8.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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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가 갈 수록 병폐라는 늪에 빠져 들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본적인 빈곤에서의 탈출은 성공하였지만, 정신적인 황폐를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특히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자신의 심리적, 정신적인 충격을 맛보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자존감이라는 것을 상실하게 된다. 다른 나라는 알 수 없으나, 특히 한국에서는 그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하는 행태가 몇가지 유형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것이 개인에게 어떻게 작용이 되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대학생활을 한량같이 보내고 나서, 뒤늦은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며 스펙을 쌓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그 위기의식을 일전에 느끼지 못한 관계로, 많은 방황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나와 같은 연령층 정도 혹은 그 이상 되는 연령층에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20대 후반 ~ 30대 초반, 중반)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의 좌절 혹은 잦은 서류, 인적성, 면접의 광속 탈락으로 인하여 자신이 스무살 초반에 가지고 있던 그 자신감과 패기는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매년 최소 두번씩 민족 대이동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그 심리적인 압박감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엄마와 아빠 친구의 아들, 딸들의 희소식들은 안그래도 작아진 자존감을 갉아먹는 좀벌레처럼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자존감을 극복해야 하는가?

 

 첫 번째 유형은 성취욕을 통한 자존감 회복 유형이다.

스펙의 홍수 속에서도 사실 한량들은 뭘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예시가 술, 여자, 도박에 빠져서 한량같이 살다가 군대를 갔다오니 살길이 막막해진 케이스이다. 전역을 한 직후에는 뭔가 모를 자신감에 싸여있을 것이나,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근거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역시 명절의 반복과 취업의 벽에 막혀 허덕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 발견하는 것이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어학성적과 각종 자격증 등이다. 가끔 토익, 컴퓨터 자격증 후기를 보면 그렇게 살던 인간들이 고난도 자격증 취득이나 토익 900점 이상 획득하여 자신감을 채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좀 익살스럽게 이야기 했지만 개인적, 사회적으로도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개개인에 있어서 그런 성취를 이루어 냈다는 것이, 다른 것도 이렇게 노력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게 되면서 자존감을 서서히 회복하는 것이다. 이 자존감 회복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하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내적으로 튼실하게 하는 것만큼 자존감을 튼튼하게 하는데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거대한 목표를 성취하고자 할 때에는(각종 전문직 등) 이런 자존감 회복이 쉽지 않은데, 이럴 때는 두 번째 유형을 통한 자존감 회복 유형이 적용된다.

 

 두 번째 유형은 과정 자체의 수행을 통한 자존감 회복 유형이다. 

무너져가는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정을 수행하는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스펙을 쌓는 다는 명분하에 찾아가는 공모전, 봉사활동과 몇번씩 내던지는 피 500ML를 통한 헌혈증, 주말에 별 수 없이 용돈을 벌러 찾아가는 편의점, 그 틈바구니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연애사 등은 왠지 발전적인 것처럼 나 자신을 보이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발전적인 것처럼'이라고 하여 발전적이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발전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되어 목표를 달성한다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목표를 달성하기 이전까지 떨어져가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인데, 만일 그 목표와 동떨어져서 자존감을 채우는 방편(꼭 방편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의 일종으로 이런 것들을 수행하면서 재미를 보게 된다면 목표는 점점 멀어지고 명절과 서류광탈의 반복으로 그런 생활의 한계점이 서서히 다가오게 된다. 그렇게 되어 한량 중에 한량의 시기가 찾아오게 되었을 때 찾아오는 허탈함은 회복할 길이 없다. 과정 설정의 신중함이 요구되는 자존감 회복의 유형으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신에 대한 경계와 성찰이 필요하다. 첫번째 유형을 통한 회복에 난관을 겪는 장기적인 수험생 혹은 취업준비에 허덕이는 취준생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존감 회복 방법이기도 하다.

 

 세 번째 유형은 가상세계의 투영을 통한 자존감 회복 유형이다.

자존감이 무너진 사람들은 대개 그 기간이 길면 길어질 수록 어떤 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한량 중에 한량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꾸준히 두드리는 것이 바로 이 '키보드'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으로 판결이 난 이후에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각종 커뮤니티의 글들은 시간대를 불문하고 그 양이 상당하다. 인터넷을 통하여 양산되는 수많은 '덕후'들이 남기는 글들이 바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오프라인의 생활에 충실하면서 온라인을 그 생활을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시궁창 현실의 도피처로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게임들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그보다 더 많은 것 같다. 필자도 몇몇 게임에서 길드 활동을 했었지만, 진짜 생각보다 시궁창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인간들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에서는 대단히 활발하고 엄청 잘나가는 사람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좀 과하게 말하자면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에서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게임에서 유난히 실력을 과시한다거나 말투가 하나하나 자만심에 찬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그럴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맞는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면서 신세 한탄만을 하는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온라인에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 혹은 나의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잘 이해해주는지 모르겠지만, 그들과 어울리며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몰두한다. 마치 내가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인 것처럼(사회가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을 탓하면서 가상세계에서 만이라도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하려 한다. 마지막 유형이 가장 현대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자존감 회복 유형의 케이스이다. 그들은 결국 자신의 방에 쳐박혀서 모니터만 쳐다보고,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자신의 시궁창 같은 현실을 외면한다.

 

 세가지 유형을 알아보았지만 사실은 세 번째 유형의 위험성을 말하기 위하여 이 글을 적었다. 주변에도 이런 양상을 띄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그들이 자존감을 다른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게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극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정신과 치료 및 카운셀링 등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나도 현대사회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문제라고 하여 자기 자신의 발전이 전적으로 그 것에 있다고 하는 것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한 잣대에 따라 행동하도록 처신하고, 사회는 언제나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진보하여야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인간과 사회의 발전 모두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자존감의 회복이 자신의 내면적인 발전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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