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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문학 이야기

About '욕' [욕의 어원에 대하여!!]

김창식 2012. 9. 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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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 정말 욕 잘 씁니다. 잘써도 정말정말 잘 씁니다.

사실 외국에서 이렇게 욕을 한다면, 즉결 총살형 감이겠지요. 

우리가 그 욕의 어원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길지는 않지만 국어 수업이나 인터넷을 보고 지인들에게 들은 것(?)을 토대로 해서

한국인의 '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씹, 씨발, 씨팔

씨팔이라는 욕과 관련해서는 '씹 할'이 무차별적으로 줄어서 된 말이라고 보는데, 씹이란 여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씹을 하다라는 말은 성교를 한다는 말로 쓰이죠. 씨발은 씨팔이 바뀌어서 쓰이는 말 같습니다. 결국 '씹 할' - '씨팔' - '씨발' 이렇게 변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욕들은 원래는 니미, 니에미 등과 함께 쓰이다가, 떨어져 나온 말인 듯 합니다.


놈, 년, 새끼, 녀석, 자식

남자를 저속하게 부르는 것을 놈, 여자를 저속하게 부르는 것을 년, 새끼는 원래는 어린 짐승이나 자식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쓰였을 텐데, 그것이 여타의 말들과 합성이 되어 어떠한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로 쓰이게 된 듯합니다. 대체로 씹, 씨발, 씨팔에 놈, 년, 새끼 등을 합성해서 사용합니다. 녀석은 욕은 아니지만, 남자를 낮추어 부르는 말로 쓰입니다. 자식은 원래는 어린아이 등을 부르는 말이지만, 남자를 욕할 때 '놈'보다 낮추어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좆은 한마디로 남성의 성기를 저속하게 부르는 말입니다.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자지나, 여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보지도 역시 그것을 저속하게 부르는 말이니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좆만하다는 것은 남자 성기의 크기만큼 작다는 것을 의미하며, 조또라는 말은 '좆만도 못하다'에서 나온 말로 어떠한 일이 그 땅콩만한 좆만도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합니다(ㅋㅋ). 좆같다는 것은 기분이 상당히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러한 기분을 저속한 표현에 빗대어 나타내다 보니 좆같다는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니에미, 니미, 니기미

은근히 많이 쓰이는 말인데, 어미의 잘못인 에미에 너의 경상도 방언인 니가 결합하여 니에미가 원형인 듯. 니미는 줄임말로 생각되며, 니기미 역시 너네, 너희란 뜻의 경상도 말투인 너거에 에미가 결합이 되고 줄어서 아마 니기미라는 말로 쓰인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해 봅니다. 어떤 만화에서는 이와 같은 용어를 상당히 순화(?)하여 닝기리라는 말로도 쓰는 듯 합니다. 사실 이 말 자체로 굳이 풀이를 하자면 욕이 아닌데 이것이 씨발, 씨팔과 함께 쓰여서 니미 씨발놈 등으로 사용 되어서 욕으로 쓰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네 어머니와 성교를 할 녀석이라는 뜻으로 상당한 면에서 불쾌한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니미럴, 제기랄, 젠장

니미럴은 위에 니에미에서 나온 말로 찾아본 바로는 '니 에밀 헐'이 줄어서 된 말이라고 합니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니 에미랑 할'이 줄어서 쓰이는 말인 듯 합니다. 제기랄은 '제 애길 할'이 줄어서 된 말로 아마도 '제 애기랑 할'이 줄어서 된 말인 듯 합니다. 어떤 분께서는 성교를 하는 표현중에 '떡을 치다', 거기서 떡의 옛말에서 '제기'라는 말이 나오고 '제기를 할'이라고 말씀하신 분도 있으셔서 추가로 적어둡니다. 어찌되었든 '하다'는 것은 성교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젠장은 '제기랄 난장 맞을'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난장은 곤장을 사람의 몸에 난타하는 형벌인데, 왜 제기랄과 난장 맞을이 합쳐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 좋은 뜻을 더하려고 하다보니 이런 말이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지에미, 지미, 재미, 지미럴 등 방언에서 유래하여 달리 쓰이는 욕도 있습니다.


오라질, 육시럴

난장이 나와서 생각난게 있네요. 조선시대 형벌에서 나온 욕도 몇가지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거의 쓰이지 않죠. 간단한 예로, 주리를 틀놈, 오라질, 육시럴 등이 있습니다. 주리는 최근에 방영되는 역사드라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형벌이니 다 아실 것입니다. 변한 말도 없고요. 오라질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죄인은 어서 나와 오라를 받으라!' 오라는 죄인을 묶던 줄이죠. '죄인처럼 오라에 묶일'이런 뜻일 테고, 우라질은 오라질이 바뀌어서 쓰이는 말입니다. 육시럴은 잘 안쓰는 욕이죠. 원래 '육시를 할'이라는 말이 줄어서 된 것입니다. 육시라는 형벌은 죽은자에게 다시 가하는 형벌의 한 종류로 사형에 처할 죄인이 그 전에 죽은 경우 그 목을 치는 형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상식으로 하나 더 알아두자면 관속에 있는 죄인을 꺼내어 다시 목을 쳤던 형벌은 부관참시라고 하지요. 마음 아픈 욕인데, 요새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하튼 이 욕들은 주로 놈이나 년과 같은 비속어와 합해서 쓰입니다. 


개새끼, 개자식

제 생각에는 아마 씨발이나 병신과 더불어 '한국인의 욕 Rank 3'에 드는 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개의 새끼, 개의 자식이라는 뜻입니다. 개라는 동물은 인류와 정말 친숙한 동물이며, 어떤 때에는 영물로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한심한 인간과 비교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 산물이 바로 이런 욕들이고요. 물론 안 좋은 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가끔은 개가 인간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병신, 빙신, 등신, 육갑

병신은 한마디로 아픈 몸을 뜻하는 말입니다. 멀쩡한 사람을 병신이라고 한다면 욕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몸이 성치않은데 저런 표현을 쓴다면 어떤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욕은 욕이지요. 빙신은 병신의 잘못입니다. 등신은 나무, 돌, 쇠 따위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의미하는데요, 사람이 아닌 형상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리석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육갑은 육십갑자를 의미합니다. 10간과 12간지를 합성해서 60갑자가 만들어지는 대부분 아실텐데요, 이게 어떻게 욕이 되었냐면, 병신과 같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병신이 육십갑자를 하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육십갑자를 외고 있다는 것에서 나온 말입니다. 좀 과하게 표현해서 '육갑을 떨다'라고 하지요. 


호구

호구도 많이 쓰이는 욕입니다. 원래는 호랑이의 입을 의미합니다. 또한, 바둑돌 석점이 둘러싸고 있는 모양이 마치 호랑이의 입과 같다고 해서 나온 말이라고도 하는데요, 그 의미가 바뀌어서 독에 빠진 생쥐처럼 먹잇감이나 이용대상이 된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쌍놈, 썅놈, 쌍년, 썅년

상놈에서 나온 말입니다. 신분이 낮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상놈인데, 낮잡아 이름을 강조하기 위하여 상이 쌍으로 쌍이 썅으로 바뀐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랄

지랄이 방언에서 나온 말이 아니냐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맞다면 경상도 사투리일까요. 여하튼 지랄병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지랄병은 간질의 순 우리말이라고 합니다. 간질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에 몸을 바르르 떨고 눈이 뒤집히고 그러지요. 그런 모습에서 나온 말로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싸가지

싸가지가 없다는 말 정말 많이 씁니다. 싸가지가 싹수의 방언이라는 말도 있고, 버릇을 뜻한다는 말도 있어서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싹이라는 말에 아지라는 접사가 붙어서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만, 역시나 추측일 뿐입니다. ^^ 


오랑캐, 호래자식, 후레자식, 화냥년

오랑캐는 사실 욕이라기 보다는 옛날부터 우리민족을 괴롭히는 이민족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많이 쓰여 왔습니다. 오랑캐는 사실 여진족 중에 한 부족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것은 따로 찾아보세요. 이 오랑캐와 관련된 욕이 몇가지 있어서 그런데요. 호래자식이나 화냥년 등이 그것입니다. 이 욕들은 조선시대 두차례의 호란을 겪으면서 나온 욕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화냥년이라는 말은 국어시간에도 몇번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원래는 환향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조선으로 쳐들어온 여진족이 조선의 여성들을 데리고 갔는데,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탈출하여 다시 고향에 돌아왔으니, 환향녀라고 한 것입니다. 당시 조선사람들은 그들이 오랑캐의 씨를 가졌다고 하여 몹시 불쾌하게 여겨 천대하였는데, 여기서 환향녀라는 말이 화냥년이라고 바뀐게 아닌가 합니다. 호래자식이라는 말은 한마디로 오랑캐에서 온 자식이라는 뜻입니다. 웃지 못 할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오랑캐 + 화냥년 => 호래자식'인 것입니다. 후레자식은 호래자식이 변형된 말입니다. 


정말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어느새 쓰다보니 은근히 깁니다. 물론 저는 간단간단하게 쓴 것이니까요, 더 필요한게 있으면 인터넷 검색해보세요. 이렇게 생긴 욕들은 정말 지구에서 코딱지만한 대한민국 땅에서 사는 개미 수 만큼이나 많이 쓰입니다. 욕을 아주 배제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어원을 알아 둔다면, 사용을 조금 꺼리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필자는 작전 실패. 으윽.




강조드리지만, 이 내용들이 정확한 사실은 아닙니다. 

욕에 대해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자 써본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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