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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문학 이야기

입이 있어서 슬픈 짐승

김창식 2011. 5. 1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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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에게 이와 같은 생각이 들어 말을 내뱉었으나
곧 잘못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수업을 빠지고 말았다. 아홉시 수업이었는데 일어나보니 열시 반이었다. ㅡㅡ

다음 교시의 수업은 들어야하니까 서둘러 밥 먹고 옷을 챙겨입고는 나갔다.
문득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극심한 빈곤에 시달려 자살을 결심한다고 하자.
그는 한강다리위에 올라가서 투신하였다. 허나 실패.
구조대가 알아채고 구해낸 것이다.

우리는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것인가?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자살을 결심해서는 안된다.'
라고 반응 했다면 내 생각에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존엄성이니 뭐니 다 집어치우고 이기심의 극단적 산물인 인간이 다른 사람을
자식이 아니고서야 먹여 살릴 것도 아니면서 막연하게 내뱉는 말인가?
이러한 말 옳지 않고 극단적인 것 안다.

마치 티비에 불우 이웃나오면 연말에 구세군에 천원이라도 낼 생각보다는
돈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도와야지 하면서 말이다.

인간은 인간을 존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항상 그것은 뒷전이다.
항상 우리는 극단의 상황이 찾아올때 그것을 느끼게 된다. 반성한다.
하지만 극복하면 또 잊는다. 그게 인간이다.

너무 많이 옆으로 샜는데, 자신이 그와 같은 처지에 있지 않으면서
어떻게 함부로 그의 결정을 반박하고 나서는 것인가?
위의 삼천리길을 빌려 말해 너가 도와줄것도 아니지 않느냐
한강물에 빠져죽지는 말고 돈없으니 굶어죽으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럼 '그런 처지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가?
그것도 영 괘씸한 대답이다.
인간이 책을 많이봐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간접경험이라는게 그것만 하면 다 직접경험 한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다.
장발장을 보았다고 치자. 그걸보며 눈물을 흘리면 내가 그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생각할것이다.
내가 그처지에 있는 것처럼 상상하게 된다.
내 생각은 아니다.
그러한 처지에 직접 처하지 않고 절대 알 수 없다.
심지어 예전에 그러한 처지에 있었다 할 지라도 망각하는게 인간이다.
근데 뭘 자신이 그러한 경험을 한 마냥 마음대로 판단한단 말인가?
뭐 이런말 조금이라도 할 자격이 되려면 그냥 책은 덮고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럼 '나는 저러한 처지에 있었는데 극복하였는데 저러면 못쓰지'라고 하는 것은
역시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러한 처지가 아니고 유사한 다른 처지이다.
저런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다. 의지가 강한.
모든게 다르다. 같은건 없다. 극복하는 요소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 주제넘어 나불거리는 입. 할말 안할말 구분 못하는 입.
그 입이 되려 사람을 죽게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죽었으면 그만이 아니다.
입이 죽은 자를 되씹게 하고 두번 죽게한다.
그냥 다물고 살자.


유구무언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입이 있어서 슬픈 짐승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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