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Story

어머니의 순대국밥 본문

어학&문학 이야기

어머니의 순대국밥

김창식 2011. 2. 15. 17:18
반응형
우리 엄마는 순대국을 팝니다.
아빠는 3년전에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 이후로 엄마는 순대국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도 잘 안오고 그랬는데, 점점 사람들이 맛있다고 아주 많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도대체 순대국이 왜 맛있다고 오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개 아침에 나갈때면 엄마는 바쁜 와중에도 순대국밥을 차려 주어 한그릇 먹고 가라고 했습니다.
순대국밥에는 순대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꼬불꼬불하고 동그랗고 여튼 이상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먹기가 싫었습니다.
학교에 늦었다고 대충 먹고는 그냥 뛰어나가 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이제 순대국을 파시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사고로 시작한 순대국밥집은 어머니께서 자궁암에 걸리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접게 되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차츰차츰 진학하게 되면서 어머니와 대화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순대국밥집을 가는 경우는 더욱 드물게 되었습니다.
어렸을때는 순대국밥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순대국밥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학교에 늦었다며 뛰어나갔다가
일기장을 가져오지 않아서 다시 돌아왔었던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먹다 남은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계셨습니다.
어릴적에 그런 어머니의 모습은 아무렇지 않았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우리 어머니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평생을 순대국밥집과 함께하며 자식농사를 짓고 나서는
지금은 병원에서 암투병중이십니다.

지금은 순대국밥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가끔은 어머니의 순대국밥이 먹고 싶습니다.





[creatived by me]
반응형

'어학&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0) 2011.02.26
준비  (0) 2011.02.26
인간이 살아있는 이유  (0) 2011.02.08
haru  (0) 2011.01.25
전쟁이야기 2  (0) 2010.02.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