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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5호선이 위험하다.

김창식 2020. 7. 3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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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의 법칙과 서울지하철 5호선

 

최근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고장이 상당히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검색해보면 6월 24일에 난 고장이 제일 최근이라고 합니다. 바로 전이 6월 16일이며 이전일의 고장일은 5월 30일과 1월 2일, 19년 12월 17일 순서입니다. 사실 6월 말 이후에도 전철이 고장이 났지만 운행에 큰 차질을 빚지 않고 약간의 지연을 유발했던 경우도 몇 건 발생했습니다. 

 

다음달 8일부터 하남선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자꾸 이렇게 안전사고가 발생하니, 마음 찜찜한 구석을 더욱 키우는 느낌이 듭니다. 안전사고와 관련해서 하인리히 법칙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하인리히 법칙이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법칙입니다.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이 나오면 그 전에 그와 관련된 경상자가 29명이고 잠재적인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5호선의 고장으로 승객의 큰 부상 등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지속적인 고장으로 인해 잠재적인 부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96년 도입을 마지막으로 여태 교체되지 않은 5호선 전동차들

 

96년에 도입된 5호선 전동차 2차 도입분도 올해로 도입 24년을 맞게 된다.

서울지하철 5호선은 1995년 11월 15일 왕십리에서 상일동 구간을 개통하면서 첫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개통을 맞이하여 5호선 전철 46개 편성이 95년까지 1차로 도입되었으며, 이어서 96년에 2차로 30개 편성이 방화차량기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럼 그 이후에는 언제 도입이 되었을까요? 무려 2018년에 3차로 도입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단 4개 편성만 들어오게 됩니다. 오랜만에 들어온 5호선 지하철 네 대는 노후화 된 전동차 교체의 목적이 아니라 바로 다음달에 개통하게 되는 하남선 연장 구간을 대비한 증차분입니다.

 

그럼 96년까지 도입된 76개 편성에 대한 교체는 언제 이루어지게 될까요? 바로 20년부터 22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25개 편성을 시작으로 차차 교체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이 부분을 봐도 앞으로 수년간 5호선이 자잘한 고장에 시달리고 이후 더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5개 편성이 3년 내에 도입이 되어 먼저 고장난 전동차 위주로 교체를 시작하면 남은 51개 편성 역시 고장나지 말라는 법은 절대로 없습니다. 언제 예산이 또 편성되어 오래된 전동차를 교체해 줄지도 모릅니다. 2022년이 되면 94년부터 도입된 전동차의 나이는 서른살에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열차의 내구연한은 어떻게 판정하는 것일까?

 

지하철 5~8호선 구간은 1~4호선 구간에 비해 승하차량이 적어 운수수입이 적습니다. 물론 타는 사람들이 적다보니 안전사고가 날 확률도 보다 낮고 전철도 깔끔한 면이 있겠지만 그래도 서울지하철은 서울지하철입니다. 다른 지역의 노후화된 전철 보다 더욱 주의깊게 전동차를 관리해야 합니다. 

 

보통 노후화 된 전동차라고 하면 도입된 지 20년이 넘은 차량을 말하는데요, 특히 서울지하철 5호선이 노후차량 대수가 600대가 넘어 노후차량 보유 1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 철도안전법 37조는 철도차량과 관련한 내구연한을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고 이를 초과한 전동차는 운행할 수 없게 했었는데요, 2012년 부터 이런 규정이 삭제되었습니다. 국토해양부령은 보통 일반철도의 내구연한을 20~30년으로 정해두었는데, 규정이 삭제되었으니 이제 이 기간이 넘어도 내구연한의 연장판정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오래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래된 지하철이 안전점검을 받아서 더 오래 쓸 수 있으면 경제적이고 좋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계장치가 그렇듯이 오래된 물건의 부품은 시간이 지나면 잘 안만들죠. 만들어 둔 재고가 다 떨어지게 되면 교체할 부품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96년이면 1TB SSD 대신에 1.44MB 플로피 디스켓 쓰던 시절인데 그때의 부품이 남아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습니까. 오래된 전동차끼리 서로 부품 바꿔가며 한해 두해 연명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남선 개통을 위한 4편성 증차만으로는 5호선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을 먼저 생각할 때

 

서울특별시의 버스, 지하철 운임은 2015년 이후 인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에 경기도가 운임을 인상할 때 같이 했어야 했다고 보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서울시가 재정건전성도 양호하여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죽음으로 도망친 박원순 서울시장은 3선에 접어들면서 서울지하철을 이용한 전시행정적 시정홍보를 매우 자주 시행하였습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그런 것들이 더욱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국가 재난에 시정을 쏟는 것은 아낌없는 것이 모자란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서울시장으로서 이전부터 해왔던 처사로는 뭔가 정치적으로 돋보이고 싶었던 목적도 많았던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열차 교체 비용을 서울시에서 지원해주지 않으면 교체할 엄두도 못내는 처지입니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가 재정건전성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오래된 전동차의 교체를 뒤로한 채 다른데 돈을 아낌없이 쓰고 있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맞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차기 시장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시정홍보수단으로 생각하기만 하고, 승하차 인원이 적은 전동차들은 교체를 미루게 되는 처사가 계속 되면 반드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차기 대권주자의 발판 역할을 해줄줄 알고 딛었던 서울시장은 자신의 정치생명과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 마저도 앗아갈 수 있는 재앙을 일으키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1. 서울지하철은 다른 광역시 도시철도보다 승하차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더욱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2.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5호선은 하인리히의 법칙에 따라 더욱 큰 안전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지하철의 내구연한이 20년이 넘게 되면 더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빠른 시간내에 대수선을 하거나 전동차 교체를 감행해야 합니다.

4. 서울특별시는 운임인상을 하든 다른데 돈을 안쓰든지 해서 노후 전동차를 교체하거나 수선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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