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Story

지옥에서 가져온 작품. - 영화 '레버넌트 - 지옥에서 돌아온 자' 후기 본문

문화&연예 이야기

지옥에서 가져온 작품. - 영화 '레버넌트 - 지옥에서 돌아온 자' 후기

김창식 2018. 12. 3. 14:30
반응형

한, 두달 전에 영화 '베놈'을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베놈 후기를 쓰고 나서... 주인공 톰 하디가 나온 영화를 이래저래 물색하다보니 '레버넌트'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봤지만 기왕 생각난 김에 다시 감상하고 후기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영화 '레버넌트 - 지옥에서 돌아온 자'입니다.



Revenant(레버넌트)의 사전적인 의미는 '저승에서 돌아온 자, 망령,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을 의미합니다. 제목이 영화의 줄거리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156분, 약 2시간 30분이고 15세 관람가 영화입니다. 



줄거리


2016년 가장 강렬한 실화!

전설이 된 한 남자의 위대한 이야기!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 사냥꾼인 휴 글래스는 아들 호크를 데리고 동료들과 함께 사냥하던 중 회색곰에게 습격 당해 사지가 찢긴다. 비정한 동료 존 피츠 제럴드(톰 하디)는 아직 살아있는 휴를 죽이려 하고, 아들 호크가 이에 저항하자 호크 마저 죽인 채 숨이 붙어 있는 휴를 땅에 묻고 떠난다. 눈 앞에서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휴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부상 입은 몸으로 존의 뒤를 쫓기 시작하는데...


감독/출연진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휴 글래스 역

톰 하디 - 존 피츠 제럴드 역

도널 글리슨 - 앤드류 헨리 역

윌 폴터 - 짐 브리저 역


(출처 : 네이버 영화 - 레버넌트)



지금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들어있습니다!!


레버넌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당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이 된 걸작이죠... 영화인지 실화인지 모를 배우들의 그 처절하고 불쌍한 연기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습니다. 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뛰는 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위에 있는 나는 놈이 등장해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빼앗기느냐 싶었지만, 5수 끝에(!!) 비로소 남우주연상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하나하나 영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 연기


▶디카프리오에게서 꼭 이렇게 다 가져가고 아카데미상을 줘야만 속이 시원했나


레오의 이전 작품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도 충분히 약 빤(?)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이번 레버넌트에서는 다른 면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여 주었습니다. 이 레버넌트라는 작품을 통해 디카프리오 연기 커리어가 집대성 되는 느낌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운날 물에 빠진 것도 모자라 벌거 벗고 말 가죽 속에 들어가 밤을 새는 연기에.... 알몸으로 기어가고 눈을 헤집고... 영화를 여름에 보았었는데도 제 손, 발이 다 시릴 만큼 춥게 느껴졌습니다.


▶대머리 독수리로 변신한 톰 하디의 저열한 생존기


또한 디카프리오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톰 하디의 연기 또한 엄청났습니다. 매번 연기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하나의 배우에 대한 지루함, 피로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저번에 베놈의 리뷰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네요 ㅎㅎ(훌륭한 걸 어떡해) 톰 하디 특유의 괘씸하고 건방진 말투(?)가 악역을 돋보이게 하는데 한몫했습니다.



2. 연출


이냐리투 감독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이 사건을 연출하기 위해 자연광만을 활용하여서 영화를 찍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당치 않으면 하루에 몇시간밖에 찍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차갑고도 냉혹한 그럼에도 아름다운 자연이 더욱 시리고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영상미만으로도 영화에서 충분히 건질 것은 건졌다고 봅니다. 혹독한 촬영의 여건을 견뎌가며 감히 이런 연출을 또 해낼 수 있을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오로라는 추운 극지방에서나 볼 수 있을 텐데...


눈밭을 기어가거나 얼음장 같은 강물에 수영을 하는건 예사고, 배고픔을 달래려 뼛속에 골수를 빼먹거나, 날것을 먹는 행위. 치료를 위해 불로 목을 지지거나 말가죽에 숨어서 한파를 견디는 등 생존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를 차려놓은 느낌이었어요. 베어그릴스도 이렇게는 못할거 같습니다.


▶ 말의 내장을 들어내고 속에서 한파를 견디는 장면은 압권


덧붙여 말하자면 후반부에는 온난화로 눈이 녹아버려서 원래 촬영을 예정한 장소보다 더 남쪽에서 영화를 찍기도 했다고 합니다. 디카프리오가 수상소감 때 지구온난화를 언급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휴 글래스의 꿈에 대한 연출에 큰 호평을 주고 싶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감정 상태와 내면의 의식 등을 자연스럽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꿈에서도 아들을 그리워 하는 휴 글래스


사실 단순하게 복수극으로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영화입니다. 특히 자연에 대한 연출을 이렇게 장엄하게 해냄으로써 휴 글래스가 극복한 고난은 더욱 대단하고 숭고하게 느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옥을 제대로 연출해야 돌아온 자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이랄까요.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다만 극적인 연출을 위해 겨울을 설정했지만 무슨 곰이 겨울잠도 안자고 공격을.... 또한 CG티가 너무 많이 난 느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그냥 옥의 티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긴하지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3. 각본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곰을 죽였다거나 이후 인디언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습격을 받아 도망쳐 말가죽에 숨어 극한의 추위를 보내는 등의 이야기는 모두 극적인 연출을 위한 MSG입니다.


사실 톰 하디가 연기한 피츠제럴드가 덮어놓고 악역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 중에 하나였으니까요. 다만 실화에서는 휴 글래스가 자신을 버리고 간 동료들에게 복수를 하지 못하고 살아가다가 후일 인디언에게 습격당해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풍운아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국제신문 기사 참조- 레버넌트, 실화 바탕한 영화... 실제와 같은점과 다른점은?)

 

실화에는 피츠제럴드가 휴 글래스를 피해 입대를 하면서 복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다행히 가기전에 붙잡혀서 휴 글래스가 복수하는 것으로 끝나는군요. 다행입니다. ㅋㅋ

 

참고로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떡밥으로 보다 현실성을 부여하면서 관객들을 유혹합니다. 많은 영화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항상 알아두어야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면서 너무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추가하고 각색하면 오히려 관객들은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게 어떻게 실화야 말도 안돼!!"


영화 '레버넌트'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법 그럴듯하게 각색을 해냈습니다.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극적인 요소들은 영화를 위한 허용정도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색된 부분 중 인상깊었던 것은 인디언 아내를 잃고 혼혈 아들 호크와 함께 사냥을 다닌다는 주인공의 설정입니다. 아들을 잃은 복수심을 통해 생존에 대한 의지를 더욱 증폭시키며, 서부 개척 시대의 인디언과 백인의 갈등 관계 및 혼혈아의 핍박을 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문화 상대주의의 시대에서는 이런 스토리의 연출에 많은 경계를 기울여야 하는데, 휴 글래스가 고난을 겪는 것은 인디언인 아리카라 족에게 습격을 당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지만서도, 아리카라 족은 절대 악한자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백인들이 그들의 터전을 빼앗았으며, 납치해 간 딸을 되찾으려고 그들을 쫒는 것입니다. 중간에 프랑스인들과 아리카라족장의 대화에서 백인들의 수탈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딸을 구할 말을 요구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인디언들의 차갑고 준엄한 분노를 느꼈습니다. 


▶우리 모두는 야만인이다.


한편 주인공 휴 글래스의 고난을 위한 설정이 좀 과하다는 인식이 드는 설정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물론 테이큰 시리즈 처럼 무적의 영웅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조금만 더 과했으면 안좋았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위가 좀 오버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 하는 걸까요...? ㅎㅎ


 

총평 및 평점


대자연에 맞선 연출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더불어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과거의 회한 등을 꿈으로 표현하는데 그 스산한 느낌이나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이 그 느낌을 부각시켜주었습니다. 많은 의미를 함의하고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지옥에서 가져온 작품.


10점 만점에 8점!! 영화 보신 분들이 후회할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네요.


네이버 영화평에서 본 것 처럼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가 연기를 하려는 건지 생존을 하려는 건지 헷갈렸다는 느낌을 보여줄 정도로 처절했던 영화 '레버넌트 - 지옥에서 돌아온 자'의 후기였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