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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승차확인증은 무엇인가요?

김창식 2022. 9. 3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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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로 인하여 서울 시내 지하철 구간(특히 2, 5, 9호선 일대)에서 지연운행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지연이 30분 이상 소요되는 관계로 인하여 지하철 역에서 환불을 해주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교통카드 등을 보여주면 현금을 바로 지급하는 형식으로 환불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현금으로 돌려받지 못하고 간혹 '미승차확인증'이라는 것을 지급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승차를 하지 못 한 것에 대한 확인증명서 같은 것입니다. 열차를 이용하지 못한 것이 확인이 되었으니 이 증서를 가져오면 환불을 해주겠다는 것이지요.

 

살다보면 우리가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하여 이용을 하지 못한 경우가 간혹 있을 것입니다. 이때 미승차확인증을 받으셨다면 반드시 뒷면을(!) 확인해주셔야 합니다. 주의사항이 써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에서 발급한 미승차확인증(을종) 앞면
서울교통공사에서 발행한 미승차확인증(을종)의 뒷면(주의사항)

정확하게 요점은 세가지입니다.

 

1. 미승차확인증을 발급해 준 철도기관에만 방문해야만 돈을 지급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미승차 확인증은 꼭 해당 기관(예.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등)에만 방문하여야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는 타 기관 역밖에 없어도 가면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미승차확인증과 함께 해당교통카드를 함께 가져가야 돈을 지급해 준다.

- 이게 생각보다 주의할 점인데, 내가 그때 사용한 교통카드를 꼭 지참하거나 1회용 교통카드를 환불 받아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카드를 500원으로 환급받지 않고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3. 발행일로부터 7일이내에 역을 방문해야 돈을 지급해 준다.

- 이것도 역시 상당히 주의할 점입니다. 발행일로부터 7일 이내에 위 준비물 두가지를(...) 가지고 방문을 해야만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미승차확인증을 발급해 주는 이유는 대체로 역에서 준비하고 있는 준비금이 소진되거나 하는 등 환불해 줄 금액이 부족할 경우 혹은 승객들이 폭주하여 환불을 요구할 때에 일단은 미승차확인증을 지급하여 승객들의 불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결국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우선 원칙이고 미승차확인증을 차선책으로 지급을 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열차 지연시 환불 방식이었습니다...만 최근에 어떤 사건이 있어서 그 내용이 바뀐 것으로 보입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30589

 

지하철 지연반환금 횡령 혐의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경찰 고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지하철 지연 시 승객들에게 돌려주는 지연운행 반환금을 부풀려 빼돌렸다 적발됐습...

news.kbs.co.kr

위 기사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환불을 해준 승객의 수를 뻥튀기(...)하여 남긴 금액 20여만원 가량을 횡령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생각해보면 20만원 횡령하려면 한 150명 정도 승객을 더 불려서 보고하면 될 것 같긴한데... 승하차 인원이 많은 강남역이니 이정도는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나저나 20만원 그거 횡령해서 뭐하려고 했을까요... ㅎㅎ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저지른 하나마나한 횡령으로 징계를 받게 생겼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서울교통공사는 대책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507

 

20만 원 때문에…지연운행 반환금 횡령한 서울교통공사 직원 3명 직위해제 - 여성조선

서울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직원이 승객들에게 돌려줘야할 지연운행 반환 요금을 부풀려서 빼돌린 것이 공익제보로 인해 밝혀졌다. 서울교통공사는 8월 10일 해당 혐의를 받는

woman.chosun.com

위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로 미승차확인증을 지급하는 방식을 고수하여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역무원의 재량을 없애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횡령을 막는데는 아주 유용한 방안이겠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미승차확인증을 받으신다면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하겠습니다!!

 

라고 끝난다면 제 블로그가 아니죠. 몇 가지 문제점을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일단 열차 지연 등으로 인하여 미승차확인증을 우선 지급하는 것은 상당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아까 언급한 뒷면 주의사항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7일 이내에 방문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열차 지연으로 환불을 해주는 이유는 대체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겨서 승객이 여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승객은 환불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환불을 해주는 철도기관이 뭔데 7일이내에 방문을 하라 마라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한을 정하더라도 한달이나 1년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7일이내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닐까요? 안그래도 열차를 못타서 마음이 팍 상해있는 승객들의 마음에 불을 확 지피는 처사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환불의 절차는 한번으로 끝나면 될 일이지 그것을 굳이 미승차확인증을 지급하면서까지 승객을 번거롭게 한번 더 역 사무실을 찾게 만드냐는 것입니다. 아까 전처럼 현금을 우선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지급을 하고 불가피한 경우를 설명하면서 미승차확인증을 준다면 불편을 느끼는 승객들도 어느정도는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금으로 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미승차확인증을 주면서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하면 이해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심지어 이런 행태는 수많은 승객들 중에 돈 얼마 안된다고 환불하러 가는 것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러한 의도는 결코 아니겠지만요.

 

그리고 미승차확인증을 공사에서 지급했으면 그 증명서 한장으로도 환불을 가능하게 해야지 왜 교통카드를 같이 가지고 와야만 해주는 것일까요? 처음에 지급할 때 여행을 못한 사실이 증명이 되었으니 미승차확인증을 준 것일텐데, 혹여나 대상 카드를 깜빡 했거나, 1회용 교통카드를 기기에 넣어서 환급을 받아버린 경우는 환불을 받을 수 없는 것일까요?

 

직원의 횡령으로 인하여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은 공사측에서도 당연히 해야할 일이겠으나, 미흡하거나 행정편의적인 요소가 다분한 제도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그런 불편하고 좁은 규정 속에 환불을 받도록 안내하는 것은 제가 블로그에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문제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대안을 말씀드려 본다면 미승차확인증을 지급하는 것 보다는 현금 지급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하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증빙을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직원간에 내부 고발자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청렴 교육 등을 엄격하게 실시하여 횡령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면서 고객 지향적인 환불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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