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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서른 하나
시간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10살이 되기 전에는 무척 짧았다. 기억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스무살까지도 짧았던 것 같다. 어쩌다보니 중학생이고 고등학생이고 대학생이어서.
사실. 20대는 길었다.
그렇게 길었던 건 그만큼 힘들었던 시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생각해보면 즐거운 추억도 정말 많았었는데.
내 30대가 그렇게 20대의 그날들처럼 조금은 천천히 지나가 주었으면 싶다.
하루를 아등바등 살아가는 이유가 내일을 내달을 내년을 준비하기 위함이라면서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어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
문득 팔다리에 묘하게 힘이 풀리기도 한다.
옛날 그때의 모습과 여전히 닮아있는 친구들이 어느새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배가 나오고 어느새
그게 내 모습이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없나 싶다.
시간이 지나면
멋있게 죽어간다는게 인생의 목표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문득 어깨에 묘하게 힘이 풀리면서도
내 30대가 20대의 그날들처럼 조금은 천천히 지나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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