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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이야기

드라마스페셜 이중주를 보고

김창식 2012. 7. 1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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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모든 것을 잃어왔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행복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을까.
이중주의 한수설은 어머니를 잃고 아내를 잃고 자식을 잃은 더 잃어버릴 것이라고는 자신의 목숨밖에 남지 않은 고집불통의 노인네다. 그리고 모든 그것의 원인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 극의 마지막 부분 쯤에 한수설은 진보신문의 기자에게 자신이 오래도록 옳다고 믿어왔던 것이 무너져가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여긴 그 존재가 어느새 잊혀져버린 행복이라는 것을 가지고 돌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논객 시아버지와 새터민 며느리는 틈만나면 티격태격이다. 한수설에게 있어 압록강을 건너와 자신의 아들을 만나고 또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심지어 제 집에까지 기어 들어온 며느리에 대한 증오는 쉽게 가라 앉지 않는다. 며느리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에 젖어 우울증과 자신의 딸에게 억눌린 기분을 풀려한다. 서로의 거리는 너무 멀어보였고, 그 상처들은 쉽게 가라 앉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아이들에 의해서 풀리게 된다. 최영애는 비록 자신의 남편인 한민규를 보냈지만, 그의 아들을 탄생시키고, 영애의 딸 한준희는 한수설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대체로 단편 드라마를 접하게 될 때 앞으로 극이 어떠한 방식으로 흐르게 될까 보다는 어떻게 극속에 내재되어 있는 갈등이 해소될까하는데 초점을 두게 되는데, 준희가 그 실을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영애는 비록 우울증에 걸리고 수설과 항상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남편이 남긴 사진 뒷면의 글 '아버지를 잊지 말아주세요' 즉 민규의 유언을 꿋꿋이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삭에 꾸역꾸역 수설의 생일상을 차려주는 등 시아버지의 잃어버린 행복을 다시 찾아 주려 애쓰는 모습말이다.

그들의 거리는 너무 멀어보였지만, 이런 여러 요인들을 통해 서서히 좁혀져 갔다. 수설과 영애의 사이에는 민규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민규가 좋아하는 바로 그 음악을 통해 서로 공감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극의 가장 정점에 수설의 피아노와 영애의 바이올린의 이중주를 통해 가슴이 뭉클하게 표현된다.

이후 수설은 간첩의 혐의를 받게 되고 자신의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주 무너진다면 멈추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일까.
수설에게는 무너지지 않을 꼿꼿한 이성이 있었지만, 마음속에 있던 감성이 이를 어느새 녹여내게 되고 그에게 있을리 없다고 여겼던 새터민 영애를 비로소 진정한 며느리로 맞이하는 계기가 된다.

극의 마지막 부분은 정말 가슴 뭉클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항상 혼자였었던, 수설이 자신의 며느리와 손자 손녀와 함께 길을 거닐게 되는데, 이때야 비로소 자신의 행복을 찾은 듯 활짝 웃게 된다. 아마 그로 부터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게 된 그였지만, 그 짧은 시간이 정말 행복했으리라는 것을 마음깊이 느낄 수 있다.

극중에 영애가 수설에게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우세요. 아버지는 정말 행복을 찾은적은 있으세요?" 아마 마지막에 수설의 곁에 있던 손자와 손녀 며느리는 자신의 아들 민규가 하늘로 부터 내려보낸 행복의 전도사가 아닐까.

 

 

출처 : 직접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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