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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페미니즘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김창식 2018. 6. 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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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제가 양예원씨와 관련된 내용으로 블로그를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양예원, 여론몰이를 하려 했다면 제대로 했어야)

 

이런 문제들이 이슈가 되는 이유에는 최근들어 크게 일고 있는 미투 운동과 연관이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성차별 해소, 남성중심주의적 세계관 타파 등의 페미니즘과 관련된 내용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거부감이 정말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성주의라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그 사고의 체계는 각 분파마다 서로 다를 것이기 때문에 보다 급진적인 것도 있고 타협적인 것도 있습니다.

 

뭐가 어떻든 간에 페미니즘이라고 함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인권을 존중해야하고 보호해야한다는 개념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취지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몇몇 남초사이트들에 대항한 소위 여초사이트의 미러링 전략에 의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데는 성공했지만, 어마어마한 반발을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이들을 옹호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의 주장은 과격해서 배척할 필요가 있지요.

[우리가 일베를 옹호해 줄 수 없듯이 그와 똑같은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역시 옹호해 줄 수는 없습니다. 어떤 하나의 억압이 발생하였거나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 그 반동은 크게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이런 행위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런 이유만으로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런 여초사이트들의 행태들이 보편적인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사고 방향이라고 단정짓고 무조건적으로 페미니즘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반발은 여성주의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거부감을 표하게 되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양예원씨의 성범죄 주장과 관련된 문제와 관련해서, 연예인 수지와 설현이 그 내용에 옹호하는 행동을 했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두 분이 아주 욕을 많이도 먹었습니다. 심지어 국민청원에 수지를 사형시켜 달라는(한국의 민도를 알 수 있는 부분) 내용도 올라왔었습니다. 페미니즘이 나쁘고 좋고를 떠나서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 그 사람을 페미니스트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될수 있는 것일까요? 더군다나 그들은 한번도 자신들이 페미니스트라고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이후 발생한 문제와 관련하여 수지가 경솔했다는 지적은 페미니즘의 주제와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손나은은 케이스 하나 들고 찍은 사진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리며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했다.

 

이에 연장선 상으로, 과거 손나은이 "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써져있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끼우고 다닌다고 페미니스트 아니냐고 논란이 된 것과, 아이린이 얼마전에 84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얘기했다고 역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고 논란이 되었습니다. 소녀들은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이 페미니즘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고, 84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은 페미니즘적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읽었다는 죄목으로 그녀를 딸감(?)으로 사용했던 남성들에 의해 단두대로 보내졌다.

 

도대체 그들이 자신들이 페미니스트라고 얘기한 적도 없는데, 어디서 먼저 나서서 넌 페미니스트다. 남자의 적이다. 이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것일까요. 그와 관련된 서적을 읽거나 같은 문구를 지닌 악세사리만 가져도, 성범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 옹호했다고 페미니스트라고 단정해버리면 세상 누구도 어느 하나 걸리지 않을 행동이 나오지 않으리라고 보장 할 수 있겠습니까?[메갈리안 한번 들어가 본 자는 벌써 페미니스트가 되고 말았고, 철구 방송 한번 들어간 이홍기는 철빡이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다 떠나서 수지, 설현, 손나은, 아이린 같은 여성 아이돌 그룹은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대체로 반박의 논거 중 하나가 여성 아이돌 그룹은 성상품화의 대표적인 사례인데 자신의 몸매와 얼굴을 파는 여성들이 여성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것입니다. 

 

△수지 인스타 발췌. 신중하게 글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글의 어떤 내용에도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페미니즘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그렇게 보면 자신의 몸매가 좋고 얼굴이 예뻐서 이득을 보고 성공한 사람들은 여성주의를 주장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자신의 예쁜 몸매와 얼굴로 당당하게 뽐내며 살아가는게 꼭 성상품화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문제라는 인식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잘생기고 몸매 좋은 남자 아이돌이 남성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여성에게는 어떻게 비추어 질지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성상품화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정해야하는지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걸 떠나서 꼭 여성 아이돌 그룹이 성상품화를 통해서만 수익을 취한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열심히 노래 부르고 춤추는데 얼굴이랑 몸매만 쳐다본건 우리들이지 않느냐 읍읍...]

 

결국 페미니즘이라고 욕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아이돌을 예로 들었지만, 이런 문제가 고개를 들게 된 원인은 당연히 불평등한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여전히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너는 남자가 그럴 수 있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몇 가지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사회 지도층의 비율은 남성이 압도적이거니와, 신체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으니 성범죄 비율은 1000대 1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사기업에서도 진급에 불리하고, 권력적 성희롱은 일상이거니와 임신하면 직장 짤리고, 그러니까 공무원 시험에 여성들 몰리는데 공무원 여성 비율 50% 넘기 시작한게 10년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남자가 최고의 스펙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성이 남성이랑 같은 스펙을 가졌다면 남성이 훨씬 취업이 잘되죠.(물론 군대 2년 갔다 온 디메리트 포함해서) 최근 미투운동만 봐도 권력을 이용한 성범죄가 많이 발견되지 않습니까. 여성이 권력 잡았다고 남자 겁탈했다는 사례는 듣지를 못했네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에서 지금 과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은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여자 혼자, 남자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서로 보듬어 주고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적 입장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인 것이지요. 지금처럼 남녀 성대결 구도로 간들 도대체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사는 자신들에게 자위정도로 충분해서 이런 행위를 한다면 비난 받아 마땅할 것이고, 진짜 원해서 한다면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개념에서 접근한다면 페미니즘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므로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남성들의 입장에서 억울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저도 남자에요;;). 성차별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은 사실상 권력을 쥐고 있는 남성이지 저같은 한량들이 아니다보니 체감하기가 쉽지 않죠. 어쨌든 여성으로서 불리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주장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는 것이고 여성이 당당하게 사회생활하고, 돈도 많이 벌고 사회지도층도 되겠다는 것입니다. 여자고 남자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 걸림돌이 있으면 주장하는 것이 마땅하고 일리가 있다면 들어주어야 하겠습니다. 여혐 현상이 남자가 밥그릇 빼앗길까봐 여자들에게 징징거리는 소리로 들리지 않으려면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우 유아인이 페미니스트와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SNS에 담은 글이 있습니다.(관련 기사 링크) 위의 제 생각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필력은 비교가 안되네요. 역시 유아인님처럼 책을 많이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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