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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 <마더!> - 두려움이 너와 함께하리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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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 <마더!> - 두려움이 너와 함께하리라.

김창식 2018. 4. 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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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 무비로 마더!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과거 김혜자, 원빈 주연의 영화가 아니라 근래에 개봉된 제니퍼 로렌스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에요. 저같은 영알못은 좀체 이해가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두번보고, 다른 리뷰를 보기도 했는데, 여러 리뷰들이 생각보다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의미대로 써볼까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니 크게 개의치 마시고 읽어주었으면 합니다.




줄거리. -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스포일러 주의!!)


폐허가 된 집을 다시 꾸미는 아내(제니퍼 로렌스 분)는, 시인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 분)의 내조를 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런 집에 의문의 남자(에드 해리스 분)가 찾아 오게 되고, 이상하리만치 남편은 그를 반긴다. 심지어 그의 아내(미셸 파이퍼 분)까지 들이 닥치며 집은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찾아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뻔뻔하기 그지 없다. 심지어 에드 해리스(극중 이름이 없으므로 배우 이름으로 씀)와 그 아내 미셸 파이퍼는 남편이 소중하게 여기는 크리스탈을 깨뜨린 것도 모자라 남의 집에서 섹스를 하고, 아들까지 찾아와 서로 다투고 죽이기까지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문상객까지 찾아와서는 뻔뻔하게 남의 집을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방관하는 남편의 행동에 반해 절규에 빠진 아내. 남편은 이 집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다고, 도저히 시가 써지지 않아서 그랬다고 항변한다. 다툼 중에 아기가 생기게 되고 기뻐하는 남편은 한편의 시를 쓰게 된다. 



시인의 명시에 기뻐하는 인간들은 또 개떼같이 그녀의 집에 몰려들게 되고, 그녀의 아이의 살과 피를 먹는 인간들, 끊임없는 다툼과 혼란 속에서 전보다 더 극한의 상황속으로 치달아가게 된다. 결국 아내의 분노로 인하여 그 집은 붕괴된다. 남편은 시체만 남은 그녀의 몸에 남은 마지막 크리스탈 꺼내어 세계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며 막을 내린다.(이게 무슨소리야???)


리뷰.


혹 어떤 리뷰에서는 하비에르 바르뎀은 '신'. 제니퍼 로렌스는 '자연', 에드 해리스는 '아담', 미셸 파이퍼는 '하와' 등등 뭐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창조주가 쓴 시는 천지창조를, 마더의 아들은 예수를 뜻하는 등 종교를 믿지 않는 나 역시도 이런 점을 가볍게 느낄 수 있었다. 필자도 처음에 영화를 보았을 때는, 단순히 신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라고만 생각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기독교적인 영화다, 성경의 내용을 단순히 상징화시킨 것이라고 영화의 의미를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좀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 이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이와 같은 내용은 상당부분 참고할만 했다. 필자가 성경의 내용을 잘 모르다보니.. 


이 영화의 가제가 6번째 날 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았다. 굳이 가제를 떠올리지 않아도 알사람들은 알았겠지만,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여섯번째 날에 동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드셨다고 한다. 마더의 집에 인간이 찾아온 날이다. 원래 아무도 찾아오는 곳이 아니었던 집은 인간이 찾아오고부터 끊임없는 혼란의 도가니 속으로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영화는 성경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을 통해 인간들이 자연이라는 세계에 등장하여 모든 것을 혼란에 빠뜨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감독이 두가지의 이야기를 합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는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신음하는 지구는 인간의 잘못일뿐이라는 메시지를 성경의 언어를 통해서 그리고 그것을 빗댄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 그것을 연출한 영화를 통해.



이 쯤에서 남편의 존재, 신이라고 일컫는 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정말 신이었을까? 세계를 창조하고, 인간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심지어 자신의 자식을 잃었을 때에도 용서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인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신의 모습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이 대지를 만들고 자연과 인간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모든 것은 대자연으로 부터 얻어진 것일 뿐 신이 한 것은 고작 대자연의 산물인 크리스탈을 장식장에 꽂아둔 것일 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무너지든 말든 서로를 죽이고, 부수고 모든 것을 인간의 마음대로 행함에도 신은 용서해야한다는 말 뿐이다. 오히려 인간이 만들어낸 신이라는 허상이 인간만을 사랑하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여타의 행위를 관용이라는 말로 일축하여 모든 세계를 인간중심으로 표현하게 만든, 그런 불행한 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역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자연은 그런 허상에게 이야기한다. 마지막 남은 자신의 사랑 마저도 가져다 쓰라고, 그렇게 파멸의 날이 지나고 세계가 다시 탄생한 그날을 통해 영화의 첫장면으로 다시 돌아간다. 마치 창조와 파괴가 무한히 순환될 것같은 씁쓸한 메시지만 남게된다. 인간은 자연에 죄를 짓고 파괴된 세계의 질서의 회복을 꿈꾸지만 대자연에 대한 같은 실수를 무한히 반복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게 해봄직한 내용이었다. 평소에 내가 인간의 이기적 유전자에 대해 느끼던 감정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보다 심도있게 생각해보았다. 인간이 이 지구에 필요한 존재인지, 지구가 더욱 푸른 별이 되려면 인간의 멸종이 오히려 필수요소가 된 것은 아닌지 말이다. 오히려 인간이 만들어 낸 진리들은 오롯이 인간 중심적인 사고의 산물일 뿐이다. 지구에서 함께하는 모든 개체들에게 있어서 인간만이 주체일 뿐 모든 나머지들은 객체에 불과하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가차없이 파괴해버리는 수많은 행태들, 인간의 입장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행해온 모든 것들이 사실은 우리의 것도 아닌 마더의 집에 피를 내고 불을 지르는 그런 행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덧붙여 그런 마더의 마음을 제니퍼 로렌스라는 배우가 정말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 조심스러움, 불안감, 절제된 감정선, 분노의 마음까지도. 적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배우가 된 그녀에게 작은 찬사를 내리고 싶다.(감독이랑 사귄건 덤)



총평.


일반적으로 영화가 걸작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몇가지 공식이 있는 듯하다. 크게 세가지를 꼽자면, 첫번째로는 의미있는 상징성을 갖추어야 하고, 두번째로는 해당 작품이 그런 상징성을 갖추었다는 것을 관객들이 인지해야하며, 세번째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스토리가 짜임새있게 전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더!는 스토리의 긴박감이나 짜임새있는 전개에서 부족하다. 영화의 상징성을 너무 과하게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동진의 평론에서는 감독의 노파심 때문이라고 했었는데, 이 말이 가장 정확해보인다. 이 때문에 이 영화가 걸작이라고 외쳤던 평론가들에게 관객들이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이상으로 너무 불친절했으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지만 상징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조금만 더 깊이 있게 이해해보면, 그 내용들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잘 만든 작품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마더는 인간을 절대로 허락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오늘도 마더는 인간을 품는다.


10점 만점에 7점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니 가볍게 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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