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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이야기

집밥 생각나게 하는 리틀 포레스트 후기!

김창식 2018. 4. 1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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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를 본 지 한 달여 정도 된 듯합니다. 진작에 리뷰를 쓰면 참 좋겠지만 저는 언제나 한걸음 느리기 때문에에...

영화관에 갔을 때가 막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무렵인데, 배고픔에 힘겨워 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한층 더 큰 괴로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영화 역시 여친님의 티켓팅 파워로 인해 무대인사를 잡게 되었고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이라가시 다이스케의 만화 리틀포레스트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일본에서도 1, 2편으로 나뉘어져 영화화 되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기 전부터 넷상에 호평이 많았던 작품인데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모두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로 떠나 농사를 짓고 싶게 만드는... (헛된) 로망을 안겨주는 영화라고 할 것 같기도....? ㅎㅎ



줄거리.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모든 것이 괜찮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김태리 분)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네이버 영화 - 리틀포레스트)


이후로는 영화의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사실 큰 내용은 없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에 커다란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도 없으며, 말 그대로 농촌에서의 '힐링'에 100%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의 의미를 농촌에서 찾으려하는 모습에서 관객 역시 마음의 치유를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혜원은 농촌이 지겨워 도시로 떠나게 된 혜원은 그곳에서 인생의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팍팍한 삶을 살던 혜원은 결국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고향으로 다시 내려오게 됩니다.


"나만 돌아왔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채... 엄마는 답을 찾았을까?"




혜원은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시종 먹방을 찍어대며(!!) 자신의 고향생활에 차차 적응을 해나갑니다. 며칠있다 간다던 혜원은 그렇게 사계절을 자연속에서 보내게 됩니다. 채소를 기르고, 풀을 뜯고, 엄마를 떠올리며, 소소하게 요리하며, 그동안 잊고 지냈었던 산골 마을에서의 삶을 서서히 시작하게 됩니다.


단짝 은숙은 대체 왜 내려왔냐고 혜원에게 묻지만 대답이라곤, 배고파서 내려왔다는 말뿐입니다. 혜원의 배고픔은 기름진 도시락이나 꽉찬 일상의 스케줄로는 달랠 수 없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한가지 기억나는건 내가 여기로 떠나온 게 아니라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는 것."


고향으로 떠나온 것이 아니라 되돌아 왔다는 혜원의 말처럼.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사계절을 보내면서 엄마가 혜원에게 알려주려고 했었던 메시지는 무엇일지, 혜원은 그 스스로가 삶에 젖어가면서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년의 생활이 지나고 혜원은 잠시 고향을 떠나 도시 생활을 하며 아주심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양파는 모종심기에서 시작된다. 가을에 씨를 뿌려두었다가 발로 잘 밟고 건조와 비를 피하기위해 멍석을 열흘정도 덮어두었다가 싹이 나면 덮는다. 싹이 어느정도 자랄떄까지 키워서 미리 거름을 준 밭에 심는데 이것이 아주 심기다, 더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히 심는다는 의미이다."


"아주심기를 하고난 다음에 뿌리가 자랄때까지 보살펴주면 겨울 서릿발에 뿌리가 들떠 말라 죽을리 없을뿐더러 겨울을 겪어낸 양파는 봄에 심은 양파보다 몇배는 더 달고 단단하다."


그렇게 혜원은 겨울을 겪어낸 양파처럼 더 단단하고 달콤한 인생을 찾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후기.


그냥 너무 듣기 좋은 꽃노래 만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았던 산골 출신의 어머니는 저렇게 허무맹랑한 농촌생활은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네요. 저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서 회사를 때려치우고 농촌으로 가서 힐링하세요!' 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가끔은 그런 부분에서 이런 영화들이 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너무 보기 좋고 듣기 좋고 아름다운 내용만 나와도 현실감이 떨어져서 영화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럼에도 농촌의 모습은 너무 아름답기만 합니다. 시골길 자전거를 타는 혜원의 모습은 제가 어릴 적 시골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아름다운... 그윽한 맛이 나는 영화였습니다. 그도 그렇지만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에게 정말 집밥 생각나게 하는 영화일거 같아요(!) 맨날 인스턴트만 먹으면 그렇게 집밥이 그리워 진다고 하던데...


조용한 시골에서 재미를 더해주는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화들은 그렇게 농촌 생활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걸까요? 재하와 은숙, 혜원의 콤비는 극에 작은 활기를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주어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그 와중에 김태리는 류준열 맘에 안든다, 관심없다 얘기는 왜 끝까지 안하는데? 단호박... 아니 고구마야!!)


다들 연기야 훌륭했지만, 은숙을 연기했던 진기주라는 배우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유망한 배우를 발굴해 낸 느낌이 드는군요, 극의 분위기와 너무 잘맞는 캐스팅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인사때 봤는데 아름다우시더군요!! 그리고 김태리 님은 아가씨의 성공 이후로 작품선택이 매번 아주 훌륭하시네요. 1987에 리틀 포레스트까지.. 외모와 연기력도 갖춘 준비된 충무로의 대세로 거듭났다고 여겨집니다.


평은 자연 중심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하지만 듣기좋은 꽃 노래도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한법. 그래도 편안하고 마음의 치유가 되길 바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나보다. 


10점 만점에 6.5점 드리고 싶네요!!



인생 찾으러 집나갔다가 무대인사하러 돌아온 문소리님 마이크 잡고 계시네요 ㅎㅎ

감독님과 배우 분들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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