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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어학&문학 이야기 (29)
AnyStory
무릎 위에 잡지를 내려놓고도 나는 한동안 멍하니 변기에 앉아 있다. 뒤를 닦기도 귀찮고, 물을 내리기도 귀찮다. 별 생각도 없이, 나는 자위를 시작한다. 다리를 벌리고 선 잡지의 여자 때문이 아니다. 말하자면 나는, 오히려 천장을 보고 있다. 형광등... 그렇다, 형광등이 보인다. 나는 흔든다. 나를... 흔든다. 회화를 그리거나 자수를 놓듯, 그리고 나는 사정을 한다. 그냥, 그뿐이다. 어떤, 이상한 나라의 지도 같은 얼룩이 흰 피부의 여자와, 모택동의 얼굴을 덮고 있다. 누르스름한, 혹은 푸르스름한 정액의 반도半道, 정충의 섬들을 바라보다 떡이나 지겠지, 나는 잡지를 덮어버린다. 물을 내리고 뒤를 닦는다. 소용돌이치며 사라지는 진회색의 물을 나는 말없이 지켜본다. 지끈, 머리가 아프다. ... 자신도..
변진섭의 희망사항은 너무 거창해 청바지가 잘어울리는 여자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내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머리에 무스를 바르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는 여자내 고요한 눈빛을 보면서 시력을 맞추는 여자김치볶음밥을 잘 만드는 여자웃을때 목젖이 보이는 여자내가 돈이 없을 때에도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여자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여자껌을 십어도 소리가 안나는 여자뚱뚱해도 다리가 예뻐서 짧은 치마가 어울리는 여자내가 울적하고 속이 상할때 그저 바라만 봐도 위로가 되는 여자나를 만난 이후로 미팅을 한번도 한번도 안한 여자 ~ 강산도 변했고 난 나니까 희망사항은 다르다.스키니진이 잘어울리는 여자밥을 적지만 맛있게 먹는 여자내가 군대 얘기해도 재미있게 들어주는 여자매일 엘라스틴 해서 향기롭고 윤기나..
가장 아름다운 글은아직 쓰여지지 않았으나그 글을 쓸 사람 또한 없었으며누구의 기대도 받지 않은기대를 저버린 나는 그저그런 수많은 낙오자 중에 하나 였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달조차 구름에 가려버린어둠속 별빛을 헤메이는 매서운 겨울 밤 속 나는대체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왔던가 우주의 심연을 기어이 뚫고 나온 한 줄기 빛은고개를 쳐든 나의흐리멍덩한 망막을 지날때 즈음그저 희뿌연 안개였을 뿐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저 멀리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어느새 안개를 응결시키어물방울이 된 그것은 나의 볼을 타고또르르 떨어진다.
일전에 도하참사라고 불리며 류현진에게 류택배, 오승환에게 오뎅환이라는 별명이 붙게 한, 보는 사람들을 열불이 나게 만든 도하 아시안게임 한일전은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흥미로운 내용을 검색하던 중 네이버 지식인에 재미있게 쓴 글 하나를 여기서 소개하고자 한다. 무단 재배포가 우려되어 쪽지라도 보내볼까 했지만, 작성자가 그 아이디를 비공개로 하여 이렇게 글을 올리며, 혹여나 요청이 있을시 반드시 삭제하겠다. 나고야에서 포장마차를 하며 오뎅을 파는 사카시 고자씨는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다. 때는 날씨가 수은주 아래로 내려간 12월의 어느날 즐겁게 다니는 연인들을 보며 그는 흐뭇하게 미소짓는 순간 손님들이 들이닥친다. "여기 사케 한병하고 오뎅좀 주시오" "예 예 알겠습니다." 손님들은 ..
나는 사실 사운드 노벨이라고 하는 것을 처음 보았고, 솔직히 말해서 재밋다고 인터넷에서 그러길래 한번 봤다. 한번 본게 한 7시간 걸려서 문제이긴 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난 이게 무슨 게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된 소설이었다. 이 글을 다 읽고나서 인터넷을 이럭저럭 검색 해보니 이글을 쓴 작가? 가 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무언가 말을 써주고 싶었는데, 그런 곳에 쓰기는 좀 아닌 것 같아서, 이렇게 블로그에 나마 쓰게 되었다. 결국 이건 내 블로그이고 누가 보든지 말든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나도 소설을 좋아하고 많지는 않아도 이것저것 많이 읽어본 사람으로서 이런 글은 처음 읽어 본다. 신선한 충격이 아니고 이런걸 일곱시간이나 읽고 있었나 하는 엄청난..
제 32대 효소왕 대에 죽지랑의 무리 가운데 득오 급간이 있었는데, 화랑의 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날마다 나오다가 열흘 동안 보이지 않았다. 죽지랑이 그의 어머니를 불러 물었다. "당신 아들은 지금 어디 있소?" 득오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당전인 모량부의 아간 익선이 제 아들을 부산성의 창고지기로 보냈는데, 급히 가느라 낭께 말슴을 드릴 결을이 없었습니다." 낭이 말하였다. "네 아들이 만약 사사로운 일로 그곳에 갔다면 찾아볼 필요가 없겠지만, 공적인 일로 갔으니 내가 가서 대접해야겠다." 그리고 나서 떡 한 합과 술 한 동이를 갖고 좌인들을 거느리고 떠나는데 낭의 무리 137명 역시 의장을 갖추어 따라갔다. 부산성에 도착하여 문지기에게 득오의 행방을 물어보았다. 그가 말하였다. "지금 익선의 밭에서 ..
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24년이 되던 해에 오악삼산의 신들이 때때로 나타나 궁전 뜰에서 대왕을 모셨다. 3월 3일, 왕은 귀정문 누각 위에 올라가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누가 길거리에서 위엄과 풍모가 있는 승려 한 명을 데려올 수 있겠는가?" 이때 마침 위엄과 풍모가 깨끗한 한 고승이 배회하며 가고 있었다. 신하들이 그를 데리고 와 뵙게 하니, 왕이 말하였다. "내가 말한 위엄과 풍모가 있는 승려가 아니다." 그리고 돌려보냈다. 다시 한 승려가 가사를 걸치고 앵통을 지고 남쪽에서 오고 있었다. 왕은 기뻐하며 그를 보고 누각 위로 맞아 들였다. 통 안을 살펴보니 다구가 가득 들어 있었다. 왕이 말하였다. "그대는 누구인가?" 승려가 아뢰었다. "소승은 충담이라 합니다."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승..
관광객들을 쳐나르고 있는 거대한 선박이 거짓말 같게도 침몰하고 있었다. 여하튼 구명보트가 있는데 그마저도 박살이 나게 되어 탈 수 있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았다. 서로 타려고 아우성이었는데, 그러다보니까 서로 충돌도 일어나게 되고 차가운 물에 빠지기도 부지기 수였다. 역시나 이 순간 조용한 클래식이 연주가 되고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아이들과 여자들을 먼저 태운다. 누가봐도 건장한 체격의 나는 무너져가는 뱃속에 남겨져 있기를 바랐겠으나 훌쩍 구명 보트위로 뛰어들어갔다. 뱃속에 남겨진 남정네들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오묘하였고, 원망 가득하였다. '넌 왜 거기 들어가 있는거야?' '나도 살고 싶어. 너희들은 왜 구명보트에 뛰어들지 않는거야' '우리의 마지막 명예야.' 난 무너져가는 갑판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