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Story

연예인에게 과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 본문

문화&연예 이야기

연예인에게 과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

김창식 2013. 1. 11. 03:27
반응형

얼마전에 MBC에서 박명수가 연예대상을 받아서 말이 많았습니다.

박명수가 뭘 했느냐, 프로그램을 다 말아먹고도 상을 받았다는 둥 말이 많았지만,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박명수가 대상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말들은 별 필요없고, 아무튼 박명수가 대상을 받고 이후 한학수PD가 트위터에 이런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습니다.


"대다수가 파업에 동참한 PD들은 유재석에게 상을 주었고, 경영진은 박명수에게 상을 줬다"


저것은 분명히 맞는 말입니다. MBC가 파업하는 중에 유재석은 MBC의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당시 했던 프로그램이 무한도전과 놀러와 뿐이었지만, 그 이후에 개설된 프로그램 등에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유재석은 파업하는 많은 제작진을 알게모르게 격려하고 응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파업에 동참한 PD들이 대상을 주었다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박명수는 이에 반하여 MBC가 파업하는 와중에도 MBC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았습니다. 일밤이나, 최강연승퀴즈쇼, 언더커버보스 리턴즈 등 말이죠. 박명수는 희한하게도 MBC가 파업에 돌입함과 맞물려서 많은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MBC의 프로그램만을 말이죠. 기사를 보면 일주일 내내 일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연예대상은 아마 시청률, 프로그램의 활약상, 방송출연횟수 등을 고려해서 주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파업에 동참한 식구들을 격려하였다고 대상을 줄 수는 없는 겁니다. 또한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몇몇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보인 박명수에게는 철저히 방송의 측면에서만 보면 대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런 글을 왜 올렸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리트윗이든 뭐든)


유재석이나 박명수가 파업에 동참했던 동참하지 않았던 간에 그들은 연예인이고 어디까지나 그들만의 생존방식이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가치를 올려서 수익을 얻어야 하는게 그들의 원칙이고 연예인으로서의 숙명이지요. 인간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에서 그 가치를 두고 보면 유재석은 박명수에 앞서 대단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재석은 현재 단 3개의 프로그램만을 맡고 있음에도 엄청난 팬들과 그의 모든 행동에 대한 파급효과가 상당합니다. 유재석은 또한 그 인품이 훌륭하다고 소문이 자자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박명수는 그 기반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종합편성채널에서 맡은 예능프로그램들은 종합편성채널의 시청률 저조와 더불어 하나 둘씩 폐지되어 갔고, 타 방송에서도 다른 MC들에게 밀려 그 입지가 상당히 좁아져 갔습니다. 방송 컨셉도 인상팍팍쓰고 호통치는 형 이미지라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사람이죠.


그러니 박명수는 연예인으로서의 생존방식과 숙명으로서 MBC를 택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자신이 여태껏 주 무대로 활동해 왔던, MBC를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물론 박명수가 보수적인 성향이라서 MBC의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는지, 유재석이 진보적인 성향을 가져서 이후 프로그램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는지는 모릅니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박명수는 경영진편이고 유재석은 파업하는 직원들 편이라는 것은 우리가 가진 저마다의 사상에 그냥 끼워맞추고 싶은, 편가르기를 조금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만들어낸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설사 그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은 연예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제동이나 김미화, 김여진 등은 이러한 정치적 성향의 표현으로 방송계에 있어서 설자리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물론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많은 부분에서 당당히 표현한다는 것은 멋있고, 용기있는 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이것은 제 살을 깎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자체가 어떠한 이념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생각해도, 이미 시청자의 일부 또는 다수가 그 연예인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 연예인을 싫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방송에서도 해당 연예인들의 출연에 대한 반응이나 시청률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점점 부르는 횟수가 줄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확실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더 오래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은 결코 어떠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박명수도 마찬가지고요. 


몇몇 사람들은 박명수가 대상소감에서 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길 바랐었겠지만, 당연히 하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것이 연예인으로서 더 오래,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연예인들은 한편으로는 그저 자신의 삶을 위해 달리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유재석과 박명수는 연예인을 계속하고 싶어서, 이로 인해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과연 자신의 삶을 위해 행동한 일에 대해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어 그들의 방송에 대한 공로를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