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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나이가 들 수록 깨닫는 것들

김창식 2024. 1.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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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조금씩 들어갈 수록 뭔가 소소하게 느끼는 바가 생기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하나 둘씩 적어볼까 해서 만든 카테고리.

 

1. 

 점점 나이차이에 관대해진다. 옛날에는 한,두살 차이도 그렇게 따지고 들려 했었는데, 이제는 5~6살 차이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갈 수록 그 관대해지는 범위가 더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좋게 말해 싹싹하고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어진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는 나도 이 정도 마인드면 꼰대도 아니고 나이 어린 친구들과 나름 잘 지내는 모양새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진다. 

 

2.

 사실 나이를 먹고 안먹고는 그 사람의 성숙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경험이 쌓이다보니 여러가지 모양새로 대처하는 방법이 능숙해지겠지만, 인성적으로 더욱 성숙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인성이 못난 사람은 나이와 관계 없이 못난 것이고, 인성이 훌륭한 사람은 나이가 어려도 그저 훌륭할 뿐이다. 

 

3.

 내 주위의 인간관계의 범위가 점점 더 좁아진다. 새로운 사람을 깊게 사귀는 것이 정말 어려워 진다. 과거에 사귀었던 사람들도 유지하는게 쉽지 않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떠나가는 상황에서 나의 선택은 별로 영향이 없다. 그저 바람에 물 표면이 가볍게 증발하듯이, 나도 모르게 서서히 멀어지고 하는 것이다. 철없을 적 만나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환경이 벌어져가니 멀어져 가는 것이다. 내가 결코 선택한 사람들만 남길 수 없다. 사람을 남기고 싶으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고, 더 많은 이해심을 가져야 한다. 사람 인연이 자연스럽게 남는 사람은 남고 갈 사람은 가는게 아니다. 점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진다.

 

4. 

 내가 세상에 나와서 엄마 뱃속과 점점 더 멀어질 수록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나름 많아지고 머리에 든 것도 많아지니까 뭔가 나보다 우월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특히 참지 못한다. 특히 나이가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자신의 경험치나 능력을 가진 위치에서 바라볼 때 그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못한다. 사실 우리가 충분히 그 나이대에 겪고 지났던 부분인데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예를 들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싸가지가 없다면, 우리도 그 나이대에 싸가지가 없었던 것이 분명한데 기억을 못한다.

 심지어 왜곡해서 기억을 하거나 시대적인 문화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나는 그렇게 버릇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신에게 좋게 기억을 왜곡했다거나, 과거와 현재의 세대별 문화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반영하지 않고 그 때는 지금 만큼이나 싸가지 없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때 우리를 바라보던 지금 내 나이대의 늙은자들도 나를 싸가지 없다 생각했을 것이고, 지금 우리가 싸가지 없다고 하는 그들이 내 나이대가 되었을때 젊은이들을 보고 역시나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5.

 나이 어린 사람에게 반,존대 여부는 사실 어른과 꼰대를 구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는 못한다. 물론 반말을 하는 것보다는 존댓말하는 사람이 훨씬 더 부드러운 느낌이 있겠지만, 최근에는 대체로 나이에 관계 없이 존댓말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 구별이 안된다. 대체로 질문을 하기보다는 내 얘기를 먼저 하려 들 수록 존중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있는 여유가 그리 많지 않게 흘러가다보니,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서로 자기 얘기만 하는 관계가 있다면 아주 훌륭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그런 인연이 점점 사라진다. 그러니 나이가 들어서 자기 얘기만 하려고 드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얘기를 하더라도 상대방을 자신의 경험으로 무시를 하려 들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가장 가벼운 예로 군대 얘기를 들자면, 최근에 군대에 스마트폰이 휴게시간에 보급이 되어서 요즘에는 군대가 아주 편하다고 말하는 경우를 들어보자. 지금 상황에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은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어있지 않은 그 시절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말로 들어서는 절대로 몸으로 느낄 수 없으니, 그저 자신이 지금 군 복무를 하는 행위 자체가 힘들다고만 생각할 뿐이다. 결국 경험을 먼저 더 한 사람이 더 이해를 해야된다는 말이다. 내가 경험을 더 해놓고서 경험을 하지 못한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정말 이해심이 좁은 것을 보여주기 밖에 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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