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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포츠 이야기

불투명한 한국의 e스포츠 아시안게임 참가여부

김창식 2018. 5. 1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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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가 드디어 아시안 게임 시범종목으로


뉴스에 따르면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각국 국가 올림픽 위원회에 아시안게임 e스포츠 세부 종목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제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 4월에 알리스포츠가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추가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었습니다. 심지어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서 큰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e스포츠 올림픽 종목 추진의 전초전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볼 수 있게 된 계기는 알리바바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알리스포츠는 중국의 최대 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중국내 게임 보급과 더불어 e스포츠를 열렬하게 후원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WESG(World Electronic Sports Games)라는 e스포츠 국가대항전을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상금 규모가 무려 40억(!)입니다. 알리바바는 항후 올림픽에도 e스포츠를 확장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2028년까지 올림픽에 약 5억 달러 규모의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전초기지로 아시안게임을 선택해서 e스포츠를 먼저 시범종목으로 선보이기로 한 것입니다. 2017년에는 파리올림픽유치위원회 토니 에스탕게 공동위원장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을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논의중이라고 하니 이제 올림픽에서도 e스포츠를 볼 수 있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알리바바는 단순 전자 상거래 업체를 넘어서 e스포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8년에 볼 수있는 e스포츠 세부종목은 과연?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세부종목으로 채택된 게임은 여섯가지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PES2018(위닝일레븐)', '펜타스톰', '클래시로얄'이 바로 세부종목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알리스포츠가 아닌 중국의 경쟁사 텐센트에서 배급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채택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게임이라는 특성과 아시안들의 화합의 축제라는 대회의 취지에 걸맞게 선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외로 슈팅게임 장르가 빠졌고 모바일 게임인 클래시로얄과 펜타스톰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니 여기서도 메달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겠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지금 상황으로는 페이커 같은 우리의 프로게이머 들을 아시안게임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KeSPA와 대한체육회의 갈등


현재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참가는 대한체육회가 마스터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현재 프로게이머들을 관리하고 각종 e스포츠를 주관하는 단체인 KeSPA가 대한체육회의 회원자격이 없습니다. 우선 대한체육회에서 회원종목단체의 지위를 얻어야만 대표팀으로 출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과거에 회원 자격이 있었습니다. 전국에 시, 도지회 설립도 하고 전국체전에도 참가하는 등 여러 조건을 이행해 왔지만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졌습니다. 무엇보다 3개 이상의 시, 도 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는데 각 시, 도 체육회에서 가입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아직 e스포츠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스포츠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KeSPA는 유예 기간이 지나 결국 회원종목단체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체육회가 직접 선수선발전을 통해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출전권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가 세부종목을 채택하지 않아서 였다고 했지만, 이젠 그럴 것도 없기 때문에 직접 선수선발을 치르든, KeSPA가 어서 조건을 갖추어서 회원종목단체의 지위를 획득하든지 해서 우리나라의 프로게이머들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아시안게임 지원을 위해 자문을 제공하며 프로선수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일부 지역의 프로 리그 서머 스플릿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대표단에 뽑히지 못하게 되어 그저 남의 나라 축제에 손가락만 빨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KeSPA가 앞으로 약 3개월 이내에 조건을 갖추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한국이 빠진 e스포츠 대회는 앙꼬없는 찐빵


세상은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꼭 스포츠라고 하는 것이 이제는 서로 물리적으로 부딫히고, 땀흘리는 것이 아닙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서로 맞서고 승리하는 것도 스포츠로서 서서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자 세계 유수의 e스포츠 대회를 수차례 우승한 강국입니다. 과거 삼성전자가 주축이 되어 개최한 WCG(World Cyber Games)에서는 10여년 동안 한국이 절반 이상의 종합 우승을 일구어냈습니다. 최근에 가장 큰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는 5년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내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1에 이어서 2 역시도 한국의 랭킹이 따로 책정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은 세계적으로도 압도적인 최강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이 e스포츠 대회에 저런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참석을 못한다는 건 정말 안타깝다 못해 실소가 나올 일입니다.


△한국 프로게임팀은 5년연속 롤드컵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일구어냈다.


K POP에 이어 새로운 한류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야 할 때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밀레니엄 시대에 진입하여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일구어낸 한국이 이제 그 흐름을 더 크게 이어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이런 실책을 겪게 된다면 앞으로 거대한 자본으로 밀려들어오는 중국의 e스포츠 열풍에 밀리게 되고 말 것입니다. 영국이 작은 땅,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축구 강국인 이유는 국가의 전폭적 지원, 유소년 팀 육성,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 국민들의 축구사랑이 복합되어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한국도 하루바삐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국가가 나서서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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